겨울밤

2013. 1. 14. 08:00풍경






들과 산은 온통 하얗구나. 

눈은 펑펑 쏟아지는데
쌀값 비료값 얘기가 나오고.
선생이 된 면장 딸 얘기가 나오고.
서울로 식모살이 간 분이는 아기를 뱄다더라. 

어떡할거나.
술에라도 취해 볼거나. 

술집 색시 싸구려 분 냄새라도 맡아 볼거나.
우리의 슬픔을 아는 것은 우리뿐.


[ 신경림 시인   「겨울 밤」 중에서 ]




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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