들과 산은 온통 하얗구나. 눈은 펑펑 쏟아지는데 쌀값 비료값 얘기가 나오고. 선생이 된 면장 딸 얘기가 나오고. 서울로 식모살이 간 분이는 아기를 뱄다더라. 어떡할거나. 술에라도 취해 볼거나. 술집 색시 싸구려 분 냄새라도 맡아 볼거나. 우리의 슬픔을 아는 것은 우리뿐. [ 신경림 시인 「겨울 밤」 중에서 ]